2025. 5. 24. 17:13ㆍ리뷰/책
함세덕
생애:(1915~1950?) 월북작가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 시대적 격변 속에서 활동했던 극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시대의 고통과 인간 내면의 고뇌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함세덕 작가의 주요 특징: 한국 현대 희곡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극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주로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초반에 발표되었으며, 한국 전쟁 이전 한국 연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산허리>, <동승>, <태풍> 등이 있습니다.
등장인물:
도념: 파계한 비구니와 사냥꾼 사이에서 태어나서 절에 버려진 열네 살 동자승으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합니다.
주지 스님: 도념을 거두어 기른 스님으로 도념이 속세의 미련을 버리게하고 불도에 정진하기를 바라며 엄격하게 대한다
미망인: 아들을 잃은 여인으로 절에 왔다가 도념을 보고 죽은 아들처럼 여겨 양자로 삼고 싶어하지만 주위의 만류로 성사되지 못한다
줄거리
깊은 산속 절에서 자란 동자승 도념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생모가 데리러 올 거라는 기대로 절에서 일하는 초부에게 자주 물어보지만 그때마다 곧 오실 거라는 말을 듣고 기다린 지가 6년이 지났다.
도념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늘 바깥세상을 동경하고 어머니가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을 잃은 젊은 미망인이 절을 찾아와서 도념에게서 죽은 아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를 양자로 삼아 서울로 데려가고 싶어 합니다.
도념 역시 미망인에게서 어머니의 따뜻함을 느끼며 그녀를 따르고, 속세로 나가고 싶은 마음을 키웁니다.
그러나 주지 스님은 도념이 속세로 나가는 것을 반대합니다.
도념의 어머니는 여승으로 신앙이 굳은 여자였는데 젊은 사냥꾼과 눈이 맞아 도념을 낳고 파계하고 떠나면서 도념을 주시스님에게 맡깁니다.
주지 스님은 도념이 절에 남아 불도를 닦으며 자신의 윤회에 따른 업보를 씻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주지 스님의 반대와는 달리 도념은 절은 미망인에게 선물할 토끼털 목도리를 만들기 위해 살생을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불교의 가장 큰 계율 중 하나인 살생계를 어긴 도념을 보고 주지 스님은 크게 꾸짖으며 그의 속세행을 더욱 강하게 반대합니다.
그럼에도 도념의 간절함을 안 주지스님은 미망인의 양자로 보낼 생각도 하지만 사냥꾼 아비의 살생의 행위를 이버받은 도념을 속죄하라고 불경을 외우게 합니다
미망인은 주지스님에게 사정하고 양자를 만들려고 하지만 친정어머니가 도념의 출생 배경 등을 이유로 입양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등 주변 상황은 도념에게 불리하게 돌아갑니다.
미망인은 내가 죄가 많은 년이라 너를 데리고 가면 너한테 화가 미칠지 모르니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온다고 말하며 도념을 양자로 들이려던 계획을 포기하게 됩니다.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고 느낀 도념은 결국 홀로 눈 내리는 겨울밤, 아무도 몰래 절을 떠나 낳아주신 어머니와 아버지를 찾아 속세로 향하며 극은 비극적으로 마무리됩니다.
도념의 비극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
- 출생과 버려짐의 상처: 도념은 파계한 비구니와 사냥꾼 사이에서 태어나 절에 버려진 아이로 이는 그가 원치 않은 출생 배경과 부모의 결핍으로 는 근원적인 억울함이다
- 맹목적인 어머니에 그리움: 도념의 가장 큰 욕망은 생모에 대한 그리움과 만남입니다. 이러한 인간적인 정과 애정 욕구는 그의 행동과 심리를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입니다. 하지만 이 순수한 바람은 주변사람의 반대로 좌절됩니다.
- 혹시나 하는 희망과 역시나 하는 절망: 아들을 잃은 미망인을 통해 어머니의 따뜻함을 느끼고 속세로 나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풉니다. 그러나 주지 스님의 반대, 미망인 측의 사정, 그리고 도념 자신의 실수(토끼 살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 희망은 결국 꺾이고 절망감은 더욱 깊어집니다.
- 순수함과 세상의 규율 사이의 대립: 도념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순수한 아이입니다. 미망인에게 줄 목도리를 만들기 위해 토끼를 잡는 행위는 그에게는 순수한 선의였지만, 불교의 살생 금지 계율에 어긋나는 중대한 잘못이 됩니다. 이처럼 그의 순수한 마음과 행동이 어른들의 세계, 종교적 규율과 충돌하면서 그의 비극은 더욱 심화됩니다.
- 주지 스님의 사랑과 통제: 주지 스님은 도념을 아끼지만, 그 방식은 엄격한 종교적 규율에 기반합니다. 도념이 속세의 정을 끊고 불도에 정진하여 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진심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도념의 인간적인 욕구를 억압하고 고독하게 만듭니다.
- 주변의 시선: 파계승의 자식이라는 꼬리표나, 입양아라는 사실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편견을 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혼자된 현실: 미망인과의 희망이 사라지고, 절에서의 삶에도 안주하지 못한 도념은 결국 눈 내리는 겨울밤, 홀로 절을 떠나 어머니를 찾아 나서는 선택을 합니다. 아무런 보호막 없이 차가운 현실로 내던져지는 것이 위태로운 미래를 암시하며 비극성을 나타낸다
도념을 양자로 보내서 속세에서 살게 했더라면
- 어머니의 사랑과 정서적 안정: 미망인이 진심으로 도념을 아끼고 사랑으로 키웠다면, 도념은 출생과 버려짐으로 인한 깊은 상실감과 외로움에서 벗어나 정서적 안정을 찾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좋은 모자지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 평범한 삶의 경험: 속세에서 살게 되면서 도념은 또래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을 사귀며 평범한 일상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는 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얻을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사회성을 길러주었을 것입니다.
- 또다른 기회와 미래: 속세에서의 삶은 도념에게 더 많은 선택지와 기회를 제공했을 수 있습니다. 불도를 닦아 부모의 원죄를 씻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다른 분야를 배우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 트라우마 치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버려졌다는 상처 등 도념이 가진 트라우마는 새로운 가정의 따뜻함 속에서 점차 치유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무리
주지 스님은 도념을 아끼지만,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도념의 깊은 내면을 헤아리는 데에는 미흡했습니다. 이러한 소통의 부재와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은 결국 도념의 비극을 극대화시켰다
도념은 '파계승의 자식'이라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개인의 노력과 관계없이 사회적 낙인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 사회가 개인을 평가할 때 선입견이나 편견에서 얼마나 자유로운 지다 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동승"은 과연 엄격한 종교적 규율을 통한 해탈인가, 아니면 인간적인 사랑과 욕망의 충족인가. 도념의 비극적인 선택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시사하며,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과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동승"은 한 어린아이의 슬픈 이야기를 통해,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인간의 본성과 우리가 직면하는 삶의 문제들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를 통해 우리에게 자신과 타인, 그리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더 깊이 이해하고 성찰할 필요를 느끼게 합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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